실험실에서 키운 고등어·오징어 밥상에 오르는 시대 올까

입력 2023-09-19 16:01   수정 2023-09-19 16:03

바다는 인류 식량의 보고다. 우리가 먹는 단백질의 30% 정도는 바다에서 온다.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수요 급증, 미세 플라스틱 등 오염물질 투기, 오염수 방류,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 등 사회적·환경적 이슈로 인해 향후 수산자원의 부족과 고갈이 우려된다.

배양육은 유전자 변형 없이 살아있는 생물에서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방식으로 기존 생물과 동일한 조직을 가진 소재와 식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축산학 분야에서는 이미 배양육 연구가 활발하다. 소, 돼지, 닭, 오리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됐으나 수산학 분야에서는 관련 연구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식량 부족·환경 오염 해결책 떠올라
수산배양육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동물 복지와 종교적 신념, 환경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도살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할랄 식품이나 기타 종교적으로 금지된 품목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 인간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심해어와 같이 포획이 어렵고 양식이 어려운 종에 대해 배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존 수산물에 비해 유통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고 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잠재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 배양육 개발은 수산물을 생산하는 시간과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실 규모에서도 수행이 가능해 대규모 양식장이나 사육시설이 필요하지 않다. 생산 면적이 최소화된다는 의미다. 껍질과 내장, 뼈 등 사용하지 않는 부위를 제외하고 원하는 부위만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배양육 시장은 연평균 15.7%씩 성장해 2032년까지 5억9300만달러(약 79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가 수산물 대체 시장을 선도하고 유럽이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연령별 식품 선호도 조사에서 젊은 층이 이런 대체재를 이용한 식품 등의 항목에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계와 기업에서는 인공 배양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반 기술 마련하고 소비자 설득해야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럿 있다. 수산배양육을 만들려면 어류, 패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과 같이 다양한 수산 생물의 양식 및 관리가 필요하다. 또 여기서 줄기세포를 분리해야 하는데 기초연구와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이다. 수산물의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적절하고 효율적 방법을 찾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소태아혈청(FBS) 문제도 있다. FBS는 세포 발달에 필요한 수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어 세포를 배양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가 있고 가격도 매우 비싸 산업화를 위해서는 대체재가 필요하다. 소 태아를 사용하지 않는 무혈청배지가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생산 효율이나 비용 측면에서 미흡한 단계로 아직까지 대부분 연구자는 세포를 배양할 때 FBS를 사용하고 있다. FBS와 동등한 효능을 갖는 FBS 대체재를 찾는 일은 세포배양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수산배양육 생산과 관련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배양육은 기존 수산물과 비교해 영양소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기존 제품과 영양적 동등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방산, 비타민 등 미량 영양소를 함유한 수산배양육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산업화를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의 구성 요소로 수산배양육의 이점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필요하다.

수산배양육에 대한 고객 수요와 소비자 행동 분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소비자는 수산배양육을 유전자변형생물체(GMO) 제품과 동일하게 인식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려면 기반 기술의 안전성과 대체재로써 수산배양육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국민의 우려와 거부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식품생명공학 분야의 출발점에 있는 수산배양육 연구는 줄기세포 확보 및 배양 단계 등에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능성바이오소재연구센터 연구진은 대학 전문가·관련 산업체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국내에서 연구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정리=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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